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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 이야기 - 요즘 짠순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무지출데이를 아시나요?

파란만장 미스김 2021. 5. 2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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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 찌게와 스벅 커피 한 잔, 커피는 아이스지

 

출퇴근이 자유로운 나는 점심시간에 출근을 하는데 사무지구를 지나가다 보니 모두 점심을 먹은 후 손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있었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중심업무지구에서 편의점 도시락을 먹거나 김밥집을 이용하지 않는 한 순두부라도 최소 7,000원은 나온다. 스타벅스 아이스 카페 아메리카노 1잔은 4,100원이다. 점심 한끼와 커피 한잔이 11,100원이다. 한달에 22일 출근을 한다면 244,200원이다. 저 돈으로 1년 짜리 적금을 들면 이자를 제외하고 2,930,400원이다. 둘째, 스타벅스 주식 사야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한국인의 스타벅스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매일 졸린 눈을 부비며 아침도 못 먹고 출근해서 유일하게 주어지는 1시간의 꿀 같은 휴식, 아침 겸 점심으로 순두부 찌게를 먹고, 시원한 커피 한 잔의 여유. 그들은 충분히 그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기에 나는 할말이 없다.

무지출데이

요즘 짠순이 짠돌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것 중에 하나가 무지출데이이다. 이름 그대로 하루 동안 강제로 지출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다. 회사를 다닌다면 교통비야 어쩔 수 없겠지만 전날 저녁이나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싸가고, 밖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고 사무실에 비치된 커피를 마시거나 커피도 집에서 타 가는 것이다. 공무원인 내 친구는 일주일에 4일은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금요일은 외부에서 점심을 해결한다고 한다. 그 기관 분위기가 여자분들은 도시락 싸다니는 것이 상당히 정착된 모양이었다. 

 

무지출을 하면 달력에 표시를 하기도 했다. 나는 따로 캘린더에 무지출한 날을 표시는 하지 않았다. 가계부앱을 보니 지난주 이틀만 지출을 했고, 5일간은 지출하지 않았다. 토요일, 일요일 웬지 1000원 짜리 야채라도 하나 사고도 싶었지만 이번 주말은 무지출데이를 실천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냉장고 파먹기를 했다. 사실 냉장고에 조금씩이지만 이것저것 식재료들이 남아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마트에서 카톡으로 보내준 전단지를 보고 마트 가서 저렴하니까 오이고추라도 한 봉지 살까라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비욕구가 일고 있었다. 냉장고에 오이고추 몇 개 남아있었다. 

 

꼭 필요한 소비였을까? 우리는 혹시 소비를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단지 지출을 위한 핑계거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을까? 지출이 너무 자연스러운 우리이기에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무지출데이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연봉 좀 적어도 괜찮아요. 우리에겐 짠테크가 있으니까요.

본인이 엄청난 능력자라서 연봉이 많으면 모를까 우리의 월급은 고만고만하다. 신문기사에는 어느 기업의 연봉이 얼마며, 근로소득자 월급 평균이 얼마다라는 기사들이 나온다. 나는 그런 기사를 볼 때마다 짜증이 난다. 월급의 평균이라 함은 차부장급으로 경력을 많고 기술이 뛰어난 고액연봉자가 있기도 하고, 근무연수 1년 미만의 신입사원도 있다. 그들의 연봉 평균일 뿐 초봉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이 평균의 함정에 빠져 연봉 적다고 집에서 노는 분들도 많다. 정직원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여전히 상당수는 급여 180~200 언저리인 분들도 많다. 그런 기사를 보면 기분이 어떨까? 취준생들은 다들 취업하면 그 평균이라는 연봉을 받는 걸로 오해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얼마 전에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동갑내기 친척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고3 학생주임을 맡고 있어 조카의 진로에 대해 상담했다. 그러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인제 우리 그런 거 안 중요하다는 거 알잖아"

사회에서 사람을 평가할 때 보는 학력, 출신 대학 이런 것이 어느 순간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고등학교, 대학, 그리고 20대 때 중요하던 것들이 어느날부터 중요하지 않았다. 대기업 다니던 사람들도 마흔다섯 즈음에는 어김없이 밀려나고 그 나이 즈음에는 재취업도 어렵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경제력이 중요하고, 실속 있는 게 제일이라는 의미였다. 나의 조카가 그저그런 대학을 가고, 그저그런 전공을 하든 말든 자기 밥벌이만 하면 된다. 월 180만원을 벌든 200만원을 벌든 부모에게 손 안 벌리고 자립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출발이 조금 더뎠다고, 출발선이 조금 낮았다고 우울해 할 필요는 없다. 일단 인생은 길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인생은 누군가와의 경쟁이 아닐 뿐더러 우리에게는 짠테크라는 무기가 있다. 남 보다 좀 덜 벌지만 좀 덜 쓰면 모이는 금액은 비슷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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