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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내집 마련 (경험담)...은 ing

파란만장 미스김 2019. 6. 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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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계속 객지 생활을 했습니다.

시골이라 대학이 없어서 도시로 나가야 했습니다.

(사전정보) 제가 나이가 좀 많습니다. 무려 1993년 학번입니다. 싱글입니다. 부동산이 스펙타클하게 변화한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첫번째 이사

최초의 자취방은 월세였는데 시장통 이층이었고, 무려 연탄보일러 집이었습니다. 이모집 근처였는데 학교 가려면 버스를 타야했습니다. 부모님도 첫애가 객지 가니 이모님 집 근처가 좋다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두번째 이사

3학년 때 학교 부근으로 또 월세 연탄보일러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주인이랑 같은 대문 쓰는 1층 주택이었는데 입구만 다르고, 주인집 딸 바로 옆방이었죠. 걸어서 학교 감

 

세번째 이사

졸업 즈음 서울로 상경을 했습니다. 부동산에서 할머니 혼자 사는 방 2개 짜리 빌라에 방 한칸을 쓰기로 하고 또 월세로 들어갔습니다. 이집은 도시가스... 그냥 빌라였는데 시골에서 온 저로써는 태어나서 가장 현대화된 집에 산 것

 

네번째 이사

동호회 지인과 반전세로 방 두칸 짜리 기름보일러 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지인이 보증금을 더 많이 내서 월세는 제가 냈습니다. 이때 지인은 학생, 저는 신입사원

오래된 2층 집의 1층에 살았는데 사는 동안 기름보일러와 수도가 자주 고장났어요.

 

지인이 이사가면서 그간 모은 돈으로 보증금을 감당했습니다. 아마 이때 보증금이 2000-2500만원 정도에 월세가 20만원이었던가 그래던 것 같아요. 한동안은 다른 사람과 쉐어하고 살았습니다. 학교 근처여서 회사 출퇴근에 꼬박 하루 2시간 씩 걸린 것 같습니다. 이때 첫월급이 150만원이었어요. 금융위기 이후라 취업하기 드럽게 어려웠지요. 종업원 4명인 정말 작은 회사에 입사를 했어요. 사실 이때 자존심에 금갔습니다. 다른 업종에 취업하고 싶었는데 궁여지책으로 돈이 없으니 일단 아무 데나 들어가자 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회사와 일을 하고 그 직종으로 밥 먹고 살고 있으니 사람 일은 참 알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31살 재취업

하도 객지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내 집이란 게 얼마나 갖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30대 초반에 어쩌다 회사 대표님이랑 점심을 먹을 일이 있었는데 제가 내집 장만 하고 싶은데 어렵다고 했던가 그랬더니 대표님 왈 대출받아서 사야 한다고 하셨죠.

 

저는 이 때 그 말을 주의 깊게 들었어야 했습니다. 이 때는 모아둔 돈이 없었습니다. 제가 중간에 1년은 딴짓하고 6개월은 취직이 안 돼서 좀 헤맸습니다. 고지식하여 집은 당연히 돈을 모아서 사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름 엑셀에다 매년 적금을 불려가면서 시뮬레이션을 해봤더니 38살이면 1억 정도 모아서 내집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계획이 서더라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아래서 더 이야기할께요.

 

다섯번째 이사

회사 근처로 전세를 알아보러 엄마랑 다녔습니다. 회사 근처여서 그런지 전세가 거의 없더라고요.

어렵게 전세 4500만원 짜리 다세대주택 3층을 얻어서 이 집에서 10년을 살았습니다. 아마 이때 부모님께 부족한 전세금만큼 빌리고 열심히 모아서 갚았습니다.

 

35세, 저는 프리랜서 개인사업자가 되었습니다. 이때 잠시 지인의 죽음을 보고 이렇게 일만하다 내 인생 끝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퇴사했습니다. 지금은 근로기준법이 있지만 제가 일하는 직종은 1-2년 전까지만 해도 특례업종이어서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었고, 매일 야근을 하는데 포괄임금제라서 추가수입은 없었습니다. 근데 일과 직장동료는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매년 여러개의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2번의 전세금 인상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1000만원, 그 다음은 3000만원...

사실 처음에는 부르르 떨었죠. 전세금 인상은 처음 겪어본 거라서요. 부동산에 가서도 알아보고, 옆집에도 물어보고 했더니 제가 동네에서 젤 싸게 살고있더라고요. 그간 부동산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던 겁니다.

제가 이사는 2006년에 했는데 그때부터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이 수직 상승한 때였답니다.

그래서 그간 모은 돈을 또 다 전세금으로 넣었답니다.

 

저의 내집마련 시뮬레이션과 달리 38살에 목적만큼의 자산보다 조금 덜 준비가 되었습니다. 더 웃픈 것은 집값이 저를 기다려주지 않았던 겁니다. 그냥 둬도 물가상승률만큼 오를텐데... 그즘 물가상승률이 대략 3%정도였어요. 부동산 시세가 폭등을 해서 또 저의 내집마련의 꿈은 멀어졌습니다.

 

이때 제가 눈독 들이든 공원 옆 주공아파트가 있었어요. 제가 10년 산 그집으로 전 약 1주일 정도 공백이 있어서 이 아파트에 전세 살던 회사 언니 집에서 1주 정도 얹혀 살았는데, 살아보니 나무도 많고 딱 제 스타일인 겁니다. 엄청 오래된 20평 복도식 아파트 5층(1995년 준공)이었는데 이때만 해도 동료언니가 전세 1억에 살고있었고, 매매가가 1억 7-8천 정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말입니다. 제가 열심히 주택자금을 모으던 그때, 그 집은 3억대로 올랐고, 방금 시세를 조회해 보니 6억이 넘네요. 이 모든 것이 14년 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한 6000-7000만원 모았을 때 전세를 끼고 샀다면 저는 맘 편히 매일 밤 공원에서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마음만은 좀 여유롭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세상에서 대출이 제일 무서웠어요. 매달 내는 이자가 무서웠고, 시골에서 올라온 저에겐 대출금이라는 게 너무너무 커보였고, 난 가진 것도 없으니 대출도 어려울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첫째다 보니 어디 마땅히 조언을 받을 곳도 없고, 제 지인들은 부동산 문외한이었습니다.

 

사무실을 구하다

6년 전이었나? 집을 산 게 아니라 오피스텔을 사무실로 사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나 모르겠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일을 줬는데 원래 해주던 외주회사에서 너무 바빠 못 해주겠다고 한 겁니다. 그래서 미친 척 하고 월세 주고 사무실을 1년만 이용하고 그 일을 사람 구해서 직접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세팅하고 일을 시작한지 한달도 안돼어 사람들이 계속 사무실을 보러온 겁니다. 알고보니 주인이 매매로 내놨는데 안나가니 월세로 내놓은 걸 제가 들어간 거였습니다. 이때 또 저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부동산 분도 사무실 주인분도 저한테 그 말을 한마디도 안 했던 겁니다.

 

부르르 하다가 얼마에 나왔냐고 물어봤지요. 몇천 돈이 부족했지만 부모님께 3천만원을 빌리기로 하고 살짝 튕기면서 매매가의 300만원을 깎아서 2달만에 매매를 했습니다. 그때는 부동산 침체기의 끝물이었습니다. 

 

메인 스트리트가 아니었고, 그 근방에서 제일 싼 건물의 22평 사무실이었습니다. 싼 데는 다 이유가 있죠. 시세는 알아보지 않았지만 그 뒤에 그 나쁜 부동산에서 2년도 안 됐는데 1500만원 올려줄테니 팔라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오피스텔은 주택과 달리 거래 수수료와 세금이 높습니다. 부동산 업자 입장에서 보면 계속 주인이 바뀌는 게 돈 버는 길이죠. 정말 나쁜 부동산업자입니다. 취득세며 뭐뭐 세팅비 양도세 생각하면 1500만원을 올려받아도 저에는 이득이 없었고, 저는 지금도 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계약한 날 밤 제 심장은 너무나 두근두근 했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동산이라는 걸 가져봤으니까요. 그때 각오는 그랬습니다. 안 되면 오피스텔이니 들어와 살지 뭐...

그러면서 다짐했죠.

 

"내가 서울 땅 다산다"

 

여섯번째 이사... 빚은 나의 힘

부모님께 빌린돈과 이자까지 1년만에 다 갚았습니다. 이때는 들어오는 일 마다 않고 일한 것 같습니다.

저와 제 부모님은 돈거래는 정말 정확히 합니다. 서로 적금 깨지 않고 돈 필요할 때 빌리고 이자까지 꼭 주고받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시골 사시고 초등학교도 못 나온 분들이라 적금 밖에 모르십니다. 정말 작은 집에 사셨는데 그나마 그 집 위에 도로 생기면서 어쩔 수 없이 이사하셨다는... 근데 저는 이게 참 좋은 가족간 금전 거래인 것 같아요. 저도 은행에 이자 주느니 부모님 드리는 게 좋아요.

 

이후 그 프로젝트는 3달만에 끝나고 사무실은 그저 혼자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미친 거죠. 어느 날 회계 사무소 팀장님이랑 이야기하다 그럼 복층을 구해서 아래층은 사무실로 쓰고 위에서는 자는 게 어떠냐고 의견을 주셨어요. 그래서 급 근처 복층을 찾았는데 마침 아주 작은 복층이 분양중이더라고요. 그래서 또 블로그 분양홍보글을 보고 전화를 했지요. 근데 이미 분양 마감을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분양권을 파는 사람이 있는데 사겠냐고.

 

근데 또 저는 그걸 덥썩 문겁니다. 저 좀 모자란가봐요. 저 A형이고, 가족들도 다 전형적인 A형인데 사람들이 다 저 A형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를 때는 과감하게.... 진작에 좀 그렇게 하지, 늦바람 났습니다.

 

그렇게 또 프리미엄을 조금 주고 분양권을 1개도 아니고 2개를 샀습니다. 분양권으로 돈버는 사람한테 딱 걸린 거죠. 오피스텔과 도심형생활주택은 10% 계약금만 있으면 분양권 살 수 있습니다. 저한테 판 분이 분양권 2개를 가진 분이었는데 저보다 10살은 어린 분이셨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분양권은 1개씩 쪼개서 팔 수 없습니다. 2개 이상의 분양권을 넘기려면 한 사람에게 팔아야 합니다. 이 분은 앉은 자리에서 분양받은지 2-3개월만에 몇백을 번거죠. 전 처음으로 아하 사람들이 이렇게 돈을 버는구나, 난 맨날 새벽까지 일하면서 피곤에 쩔어가면서 돈 벌었는데 남들은 참 쉽게 돈을 버는구나라고 체험을 했죠.

 

아주아주 작은 복층입니다. 이게 준공되기 전까지 또 들어오는 일 마다 않고 미친듯이 일을 합니다.

재작년 10월에 산던 집 전세금 빼서 대출 끼고 1개는 제가 실입주하고, 1개는 부동산 수수료 아끼겠다고 부동산 카페에 글 올려서 세입자를 구해서 월세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때 원래 입주 기간이 1달 정도 늦어져서 살던 집 나오는 일정이 안 맞아서 사무실에서 1달을 살았습니다. 이때 인간승리했습니다. 한달간 소파에서 잤습니다. 추석 때 집에도 안가고 일만 했습니다. 그것도 완전 최저시급 보다 낮은 돈을 받고.

 

이때 또 부모님께 5천만원을 빌렸습니다. 이즘 동생이랑 10만원씩 부모님 생활비를 드리고 있었는데, 동생이 정리해고 되면서 제가 생활비 20만원에 이자도 얹어드리니 월세를 받아도 사실상 마이너스 였죠.

왜 그랬냐면 정부가 대출을 규제하면서 이자에 대출금까지 처음부터 나눠 갚아야했거든요. 그리고 지랄맞은 은행에서 자기네 화재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내걸어서 그것까지 2채에 대해 부담하다 보니 더 그랬습니다.

 

이사를 하니 다세대주택 살 때보다 관리비가 더 나가더라고요. 근데 사무실에서 집까지 걸어서 20분 정도라 교통비를 안쓰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일곱번째 이사는 고민중...

복층을 알아보기 전에 사실은 내곡인지, 세곡인지 공공분양에 청약을 넣었는데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후 전세 살던 집 근처에 아파트를 분양했습니다. 이때는 아직 부동산 상승기 직전이었습니다. 10년 이상 넣은 청약 통장을 쓸 기회가 온 거죠. 24평 제일 분양수량이 많은 타입에 청약을 넣었는데 똑떨어졌습니다. 다른 항목 점수는 거의 만점인데 부양가족... 남편 없고, 아이도 없다 보니 그 점수가 부족한 겁니다.

 

제 성격이 좀 이상한가 봅니다. 그다음부터 미친듯이 청약을 계속 집어넣었고, 계속 떨어졌습니다.

여러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싱글은 현 부동산 제도 아래서는 당첨률 0%라고 봅니다.

나 혼자산다의 이시언 대배우님이 들어간 아파트 저도 청약 넣었던 것 같아요. 같은 싱글인데 저보다 어린 분이 어떻게 당첨이 되었을까요? 이유는 아래에서...

 

나중에는 입지며, 뭐며 따지지도 않고 그냥 서울이면 청약 넣었습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10월 어느날 아침 문자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청약 당첨 문자!! 태어나서 아파트에 살아본 적이 없는지라 00호라고 적힌 걸 보고 이게 3층이라는 거야, 30층이라는 거야 할 정도로 동 호수 개념 조차 없었습니다. 46세인 그때까지 전세건 월세건 저는 아파트라는 데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방이 2개 이상인 집도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부모님 집도 방이 2개 뿐일 정도였으니까요. 그것도 시골 일반 주택

 

이 때 제가 청약 당첨이 된 이유는 딱 3가지입니다.

- 서울의 인기 없는 지역이어서 다른 곳보다 경쟁률이 많이 낮았다. 이때 청약 광품 붐. 서울 외곽이라 거의 다른 아파트 반값 분양

- 제일 인기 없는 타입에 청약하면 혹시나 될까해서 제일 인기 없을 것 같은 타입에 지원

- 결론적으로 저는 청약 가점(43점)으로는 떨어졌는데 추첨으로 운좋게 걸린 겁니다. 대배우님도 아마 이 추첨으로 됐을 겁니다.

 

지금은 100% 가점제라서 추첨이라는 것이 없지만 3년 전만 해도 50%는 추첨제였습니다.

그다음달부터 정부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때 청약하지 않았으면 저는 평생 아파트라는 걸 가져보지 못 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안 사실인데 제가 처음 청약했던 살고싶었던 아파트에 제 지인이 청약에 성공해서 시세 차익이 4억 이상 났더라고요. 후덜덜덜. 이게 3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무섭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싱글이 혼자 고군분투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 12월에 입주인데 전 돈이 없어서 입주는 못 하고 전세로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스무살 때부터 그렇게 갖고 싶었던 아파트인데... 27년이 걸렸고, 그나마도 돈 없어서 세입자 돈이 더 많이 들어갈...

지금 사는 곳도 좁기는 해도 제 한 몸 쉬기에는 충분합니다. 방 3개짜리 아파트 들어가도 청소할 자신도 없고, 제가 주로 일하는 지역에서 1시간이나 걸립니다. 전세 2번-3번 돌리고 실입주할지는 결정할 것 같습니다. 그때는 저도 50대니까요.

정말 오랜 여정인 것 같습니다.

 

일하다 만난 분 중에는 30대 중반인데 결혼하기 전에 여자분이 벌써 아파트 사서 결혼하는 경우도 몇번 봤습니다. 물론 10년 쯤 전 일입니다.

 

지금 사는 곳이랑 월세 받던 원룸은 새 세입자 들올 때 전세로 계약해서 대출금 중도상환 수수료까지 물면서 다 갚았습니다. 사실 원룸은 전세로 돌리면 안 됩니다. 월세상품이죠. 이것도 미친 듯이 모아서 월세로 돌려야겠죠.

싱글에게 내집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주인 눈치 안보고 제 한 몸 뉘일 집이 필요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이사를 다니면서 벽에 못질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엔 내집이 아니라서 그랬고, 나중에는 벽이 깨끗한 게 좋아서였습니다.

딱히 인테리어에 관심도 없고, 그냥 아무 관심도 받지 않으면서 늦잠도 자고, TV도 보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그런 작은 공간이 갖고 싶었습니다. 원룸이면 충분하더라고요. 투룸이면 더 좋고.

 

제 케이스는 너무 이상하게 둘러온 느낌이 강합니다. 좀 더 현명하게 했으면 벌써 아파트 입주했겠다 싶습니다.

전 정말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는 편입니다. 현재의 20-30대 친구들이 내집장만 포기하는 거 이해됩니다. 저는 26년 간 드라마틱하게 부동산 시세가 상승하는 시대를 살아 돈만 모으다가 뒷통수 맞은 케이스이고요. 지금 20-30대는 독립하자마자 엄두가 안나는 부동산 가격을 보고 꿈도 못 꾸는 심정 저도 이해합니다. 게다가 중소기업 다니는 싱글이시라고요? 제 케이스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청춘은 돈 모으느라 다 보내고 앞으로도 갚아야 할 빚이 산더미입니다. 특히 저처럼 객지에서 살아 월세 나가는 분들은 더 그러실 겁니다. 전세자금 대출 받아서 언능 전세로 갈아타시고요. 집값이 영원히 안오르면 월세든, 전세든 어떻게 살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안 올라도 물가상승률 만큼은 오르겠죠. 전세금도 마찬가지고요. 기회가 되면 큰 욕심은 안 내더라도 아주 작은 내 명의의 공간은 마련하기실 권해드립니다. 포기하지마세요. 

 

저는 몇주 전부터 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최근 2달 간 일하면서 돈도 안 되는 일인데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아 탈모가... 게다가 귀까지 아픈 겁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한달 전만 해도 저는 돈 되는 일이면 다했고, 주말에도 항상 일했습니다. 저놈의 아파트 중도금 이자만 1500만원이라네요. 그러다 보니 40대 중반이 되니 몸이 망가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안 먹고, 움직이지도 않고, 운동도 안 하고, 저체중, 영양부족, 빈혈, 이도 흔들리고, 탈모도 심하고... 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돈과 맞바꾼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제 조금 벌고, 조금 쓰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일하는 것으로 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집에서 밥해먹는 걸 좋아해서 이번달 외식은 친구 만날 때 딱 한번 했습니다. 지금 사는 곳은 원룸이라 주방이 진짜 작아요. 그간은 그냥 음식맛을 모르고 한끼 때우자 식으로 음식을 먹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저를 위해 소박한 밥상을 차리고 싶어요. 공원도 산책하고, 맛 있는 과일이 보이면 과일도 사먹고 싶고, 작은 텃밭도 있으면 좋겠어요.

 

싱글이라면 소형아파트든 원룸(분리형 원룸이나 투룸이면 더 좋고)이든 작은 거 하나 마련해서 전세금 인상과 주인 눈치 안 보고 살고, 늙으면 주택을 담보로 연금 받고... 죽을 때 싸들고 갈 것도 아니고...

 

저의 다음 목표는 돈이 나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큰돈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첫째라서 부모님을 부양해야 합니다. 지금은 용돈 수준으로 드리지만 곧 온전히 제가 부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부모님도 딱히 소비에 취미가없는지라... 큰 돈이 필요하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3인 가족이고, 엄마 병원비가 좀 들어요.

 

싱글 여러분, 너무 저처럼 일만 하고 살지는 마시고요. 회사 일과 개인 생활은 분리하시고, 칼퇴근 강추드리며, 소소한 행복도 즐기시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싱글이니까 나이 들어서 누구에게 손벌리지 않도록 미래도 준비하면서 살아보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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